안젤로
숲노래 그림책그림책시렁 243《안젤로》데이비드 맥컬레이김서정 옮김북뱅크2009.1.15. 사람이 사는 곳은 처음부터 사람만 사는 곳이 아닙니다. 생각해 봐요. 온누리 모든 곳은 모든 숨결이 어우러집니다. 밭에 아무리 남새 씨앗만 심더라도 온갖 들풀이 어느새 고개를 내밀지요. 풀은 늘 속삭여요. 이 아름다운 밭자리에 그 하나만 자라도록 하려 든다면 그 남새 한 가지가 얼마나 외롭겠느냐고 말이지요. 논골에서 자라는 미나리도 볏포기하고 놀고 싶어요. 부들도 개구리밥도 오직 볏포기만 자라는 논은 심심할 뿐 아니라 벼한테도 안 좋다고 도란도란 알려줍니다. 집안에 벌레 한 마리 없으면 깨끗할까요? 우리 곁에 파리가 없으면 사람살이는 어찌 될까요? 먼먼 옛날부터 사람은 언제나 곰 범 이리 늑대 여우를 비롯해서, 매 수리 제비 참새 박새 꾀꼬리 딱따구리 올빼미 지빠귀 까치 까마귀에다가 지렁이 개미 무당벌레 딱정벌레 노린재 공벌레 지네하고 뱀이며 개구리하고도 이웃으로 지냈습니다. 《안젤로》에 나오는 아저씨는 어느 날 문득 깨닫지요. 사람이 지은 아름답다는 집에 굳이 둥지를 짓는 새가 어떤 마음인가를 깨달아요. 사람이 높다란 뭔가 세우기 앞서 그곳은 사람하고 새가 사이좋게 어울리던 터전인걸요. ㅅㄴㄹ
외로운 노인과 병든 새가 전해주는 가슴 뭉클하고 따스한 우정 이야기
오래된 성당의 바깥벽을 고치는 안젤로 할아버지. 건축물 구석구석에 비둘기들이 지어 놓은 둥지를 치우다 병든 새 한 마리를 발견합니다. 마땅히 치울 데를 찾지 못하여 돌보기 시작하였으나, 어느새 외로운 안젤로와 작은 새는 서로 기대며 살아가는 친구가 됩니다. 마침내 오랜 시간 공 들인 성당의 보수공사를 다 끝내자 늙은 미장이 안젤로는 머지않아 홀로 남겨질 친구 걱정으로 시름에 잠깁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안젤로는 성당 가장 아름다운 곳에 친구를 위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선물을 남겨놓는데…….
세밀하면서도 감성이 풍부한 일러스트 안에 녹여놓은 아름답고 애틋한 이야기가 독자의 마음과 상상력을 사로잡습니다. 칼데콧 아너상을 두 차례 수상한 그림책 작가 데이비드 맥컬레이의 또 하나의 명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