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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역사를 공부하면서 책을 쓰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는 청소년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프랑스 역사를 서술하는 방편으로 과자를 이용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참신하다. 이렇게 하려면 프랑스 과자가 맛있고 종류가 다양하며 오래 전부터 과자가 유통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할 것인데, 흥미로운 책을 만들어 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 프랑스 역사와 과자의 역사에 대해 잘 알게 될 뿐 아니라 평소에 문화적 소양을 왜 갖추어야 하며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작가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쓴 책이라는 게 의미 있다. 프랑스 역사를 좀더 쉽게 알도록 하기 위해 일본에서도 널리 퍼져 있는 과자를 이용하였으니, 평소 과자를 즐겨 먹는 일본 학생들이 이 책에 얼마나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겠는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좀더 효과 있게 전하기 위한 작가의 의도, 준비, 관심, 연구 등등의 노력이 돋보인다. 내가 고등학생이었다면, 고등학생 때 이런 책을 읽을 수 있었다면, 세계사 공부를 한층 더 쉽고 흥미 있게 해낼 수 있었을 텐데. 다만 내 진로가 바뀌었을 것 같지는 않다. 읽으면서 계속 생각해 본 것인데, 나는 과자나 빵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케이크나 초콜릿은 아예 안 먹고 달달한 빵도 별로고. 아주 배고플 때 하나 정도? 그러니 밀이나 설탕이나 꿀 때문에 세계 역사가 흔들리는 일이 생길 때마다 도대체 이게 뭔 일이람? 이런 마음이 앞설 수밖에. 과자나 케이크는 그저 눈으로 보는 게 제일 맛있고.    책에서도 말하고 있다. 과자라는 게 생명을 유지시키는 필수 요소가 아니다 보니 부를 누릴 수 있는 사람들, 이를테면 왕족이나 귀족들처럼 먹고 사는 데에 어려움이 없는 사람들이 사교 활동을 할 때 주로 먹는 것이었다고. 문화라는 게 또 그런 상황에서 나오기 마련이니 과자도 그런 상황을 거치면서 이어져 왔을 것이고. 이런 과자 이야기가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는 주요 사건과 더불어 소개되고 있는데 읽고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해 줄 정도가 되면 꽤나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프랑스 역사가 주인공이고 과자는 주인공의 친구다. 친구를 잘 만나면 주인공이 더욱 돋보이게 되는데 이 책이 딱 그렇다. 프랑스 역사 내용은 전체를 훑어 보는 정도이고 자세하다고 할 수는 없겠다. 이 책이 재미있으면 프랑스 역사를 더 공부하든가 과자의 역사를 더 공부하든가 둘다를 공부하기 위해 프랑스로 유학을 가는 것이겠지.  공부하다가 머리 식히는 책으로 적당해 보이는데, 자신은 없다.    

가장 달콤한 보석, 과자에 담긴 프랑스 역사의 정수 글 쓰는 요리사 박찬일이 추천하는 책 과자로 맛보는 와삭바삭 프랑스 역사 는 역사학자 이케가미 슌이치가 도쿄대에서 인기리에 강의한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엮어 성인 독자부터 청소년까지 폭넓게 아우를 수 있는 교양 문화사이다. 이케가미 슌이치는 마녀, 놀이, 동물 등 흥미롭고 대중적인 소재를 통해 유럽 중세사를 독특한 시각으로 연구하고 해석해 왔기 때문에 이 책에서도 이야기를 풀어 가는 방식이 노련하다. 과자라면 사족을 못 쓴다는 저자의 애정이 매 쪽 물씬 묻어나며, 화려하고도 사랑스러운 그림이 더해져 책장을 그냥 넘길 수 없게끔 독자를 사로잡는다. 과자를 싫어하는 사람만큼이나 이 책을 좋아하지 않을 독자도 찾기 힘들 것이다. 유명한 요리사이자 미문으로 정평이 난 작가 박찬일 씨의 추천글은 한 편의 훌륭한 칼럼이라고 할 만큼 유익하고 흥미로워 책 내용을 다시금 찬찬히 곱씹게 해 준다.

글머리_과자와 프랑스 9
프랑스 과자가 세계 제일?|과자라는 ‘곁들이’|누구라도 손에 넣을 수 있는 ‘보석’|과자라는 무기|켈트족과 고대의 과자|중세 초기의 프랑크족|프랑스를 통합하는 ‘정수’|받아들여서 동화시키는 나라|역사를 움직이는 문화의 힘

1장_기독교와 소박한 중세 과자 33
과자의 부활|기독교와 과자|수도원의 역할|신과 사람을 이어 주는 과자|에울로기아와 우블리의 확산|호객 판매의 활약|카페 왕조의 시작|봉건제와 삼분제|왕의 권위|십자군과 과자 재료|귀족이 사랑한 설탕 절임|팽데피스|구운 과자 이야기|농업의 발달과 도시의 성장|왕권 강화와 파리의 발전|백년전쟁의 위기|잔 다르크의 생애|시골 처녀의 과자|세 가지 축제와 과자|성탄절의 과자

2장_약탈의 명수 프랑스 75
프랑스의 르네상스|사탕수수와 십자군|대항해 시대의 사탕수수 재배|백년전쟁 이후의 프랑스|전쟁이 가져온 이탈리아 문화|발루아 왕조의 혼인 외교|카트린 드 메디시스와 이탈리아의 과자|아이스크림의 등장|비밀의 쇼콜라|초콜릿 과자의 확산|종교전쟁의 시대|가톨릭과 미식

3장_절대왕정의 화려한 디저트 107
절대왕정과 사법|절대왕정과 베르사유 궁전|프랑스인은 미식가?|국가 전략으로서의 프랑스 요리|루이 14세의 절대왕권|태양왕의 영광과 쇠락|설탕 제국의 성립|설탕 전쟁|커피와 설탕의 만남|설탕 소비의 증대|설탕 그 후|크림 이야기|여성과 과자|사블레 부인|여성과 초콜릿|세련된 시대의 아름다운 먹을거리|총희 몽테스팡 부인|퐁파두르 부인과 왕비 마리의 경쟁|퐁파두르 부인의 매력|마리 앙투아네트가 사랑한 과자|빛의 시대

4장_혁명이 낳은 과자 장인 153
왕권의 그늘|민중과 부르주아의 불만|앙시앵레짐의 종말|공화정 수립과 로베스피에르의 독재|프랑스 혁명의 의의|레스토랑의 발전|국민 요리사의 등장|나폴레옹의 업적|영광을 그려 낸 과자 장인|마리 앙투안 카렘의 피에스 몽테|과자와 건축의 관계|탈레랑과의 만남|역사를 움직인 디저트|카렘 그 후|보바리 부인의 웨딩 케이크|샤를로트와 블랑망제|프랑스 과자 이야기

5장_부르주아의 쾌락 197
왕정복고|7월 왕정|나폴레옹 3세|산업혁명과 계급사회|부르주아들의 식생활|프티푸르의 즐거움|살롱의 번영|빛나는 파리와 중앙 시장|플라뇌르의 출현|지식인들의 파리 산책|미식가
그리모의 식도락 안내서|브리야사바랭과 뒤마|카페 드 푸아와 르 프로코프|카페라는 낙원|파사주와 과자점|승합마차와 철도|파리로 모여드는 명산품|프루스트와 마들렌

6장_오늘날 프랑스와 과자 245
제3 공화국과 페리의 개혁|두 차례 대전|전쟁터의 웨딩 케이크|전후의 프랑스|기술 혁신과 과자|무스의 감촉|에스코피에와 르노트르|프랑스의 미래와 과자

저자의 말 269
추천글. 달콤한 과자 한 점과 세계를 함께 맛본다는 것_박찬일 273
프랑스 연대표 277